2016년 1월 17일 일요일

지우개



지우개 
천안 박정애
 
 
 
 
  
어머니
제 마음은 먹색입니다
어둠이며 흑암입니다
 
 
어느 한 날
내 마음 가운데 떨어진 지우개 하나
제 살 검어지는 줄 모르고
검은 내 마음 새하얗게
지우고 또 지우더이다
 
 
다시는 어두워지지 않겠노라
더러워지지 않겠노라
다짐하면서도
여전히 얼룩진 내 마음 한구석
 
 
그적마다 다시금
고통의 흔적 흩날라며
다시 지우고 또 지우고
 
 
뒤돌아보니 어느새
볼품없이 닳아진
지우개만 덩그러니
 
 
어머니
아직까지 당신의 생명 갉아먹는
이 죄인 된 자녀 위하여
그 모습 상하고 또 상하나이까
 
  
여전히 당신의 목숨 움켜 삼티는
이 패역한 자녀 위하여
그 희생 아까지 아니하시나이까
 
 
어머니의 사랑과 눈물로
새하얗게 된 우리들
더렵혀지지 않는
얼룩지지 않는 모습으로
영원하게 하소서
 
 
 
하나님의교회-엘로히스트[멜기세덱 문학상 수상작 중]

댓글 2개:

  1. 아직까지 당신의 생명 갉아먹는 이죄인... 용서하여 주세요~
    죄인위한 희생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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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답글
    1. 어머니의 사랑은 끝이 없으신거 같아요.. 어머니 감사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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